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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몸에 꼭맞는 ‘술궁합’

가끔씨 2010. 9. 7. 19:10

내몸에 꼭맞는 ‘술궁합’

소주 한두잔 ‘반주’ 몸에 활력줘자기 몸에 맞는 술 찾는 게 좋아

소음인·태음인은 소주가 낫고소양인은 맥주…태양인은 와인

술은 우리 몸에 해롭지만, 하루 1~2잔의 반주 정도는 몸에 이롭다고 알려져 있다. 예부터 조상들이 한두 잔의 술을 즐긴 것은 ‘반주’의 뜻 그대로 “끼니때 피로를 풀고 식욕을 돋우기” 위한 삶의 지혜였다. 실제 적정량의 술은 식욕 증진뿐 아니라 피로 회복과 스트레스 해소, 혈액순환 개선 등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정경진 정경진한의원 원장은 “체질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건강하게 반주를 즐기려면 1주일에 2~3번, 소주를 기준으로 1~2잔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한방에서는 술과 체질에도 궁합이 있다고 본다. 특정한 종류의 술을 마셨을 때 머리가 더 아프거나 배가 쓰리거나, 반대로 밤새 술을 마셔도 다음날 멀쩡한 것은 체질에 따라 ‘받는’ 술과 그렇지 않은 술이 있기 때문이다. 내게 맞는 술은 어떤 것일까. 체질에 맞는 술의 종류를 알아봤다.

 

■ 소음인 상체(머리와 가슴)보다 하체(허리와 엉덩이)가 발달한 체질로, 찬 기운이 들어오면 인체의 균형이 깨지기 쉬운 체질이다. 평소 손발이 차고 추위를 잘 타며, 체력이 튼튼하지 못해 피로를 느끼기 쉽다. 위장과 소화기관이 약한 체질이어서 몸과 마음이 따뜻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술도 차가운 맥주보다는 따뜻한 소주, 막걸리, 정종, 고량주가 적당하다. 마셨을 때 열이 나게 하는 인삼주, 오이소주도 소음인에게 맞는 술이다. 반면 맥주처럼 찬 성질의 술을 마시면 소화기능이 떨어지고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다.

 

■ 태음인 골격이 튼튼해서 체구가 큰 반면 목 부분을 비롯한 상체가 허약하다.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광대뼈가 발달해 있는 경우가 많다. 선천적으로 식성이 좋고, 조금만 움직여도 땀을 많이 흘린다. 폐가 약한 대신 간기능이 좋다. 과음하는 음주습관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소음인과 마찬가지로 몸에 열이 부족한 체질이어서 찬 음식은 삼가야 한다. 맥주 같은 찬 술 대신 따뜻한 소주, 양주가 몸에 맞다. 몸에 잘 맞는 매실, 오미자로 담근 과실주도 좋다. 간의 해독작용이 탁월한 편이긴 하지만 과음을 하는 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심재종 다사랑한방병원 원장은 “태음인과 와인은 궁합이 맞지 않는데, 간기능이 와인으로 인해 더욱 항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소양인 상체(머리와 가슴)가 하체(허리와 엉덩이)보다 발달한 체질로, 평소 활동적이며 사교성이 발달한 사람이 이에 속한다. 비위가 강하고 위장기능이 좋은 대신 신장기능이 약한 편이다. 몸에 열이 많아 추위를 잘 타지 않는다. 술을 좋아하는 체질은 아니지만, 급한 성격 탓에 술잔을 빨리 비울 수 있으므로 찬 성질이면서 도수가 낮은 맥주가 잘 맞는다. 따뜻한 성질의 술인 정종, 막걸리나 독한 술인 양주는 적합하지 않다. 정경진 원장은 “뜨거운 성질의 술을 마시면 인체의 흥분도가 더욱 높아져 활동량이 많아지고 과로하게 돼 영양분이나 진액의 소모가 많아질 수 있으며 신장의 기운도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태양인 소양인과 마찬가지로 몸이 따뜻한 체질이다. 가슴 윗부분이 발달해 폐 부위에 해당하는 목덜미가 굵고 머리가 큰 편이다. 반면 간 부위에 해당하는 엉덩이는 작고 다리가 약한데, 폐기능이 좋고 간기능이 약한 사람이 많다. 건강한 체질이나, 술이 약한 편에 속하므로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은 조금만 마셔도 가습이 답답하고 두근거리며 뒷몸이 뻣뻣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독주보다는 열을 내려주는 와인, 청주와 궁합이 맞다. 담근 술 중에서는 태양인의 약재로 쓰이는 모과, 오가피 등으로 담근 술이 좋다. 심재종 원장은 “자신의 체질을 잘 알지 못하더라도 평소 추위를 타면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 얼굴과 몸이 붓는 편이라면 소주, 반대로 더위를 많이 타면서 아침에 몸이 붓는 편이 아니라면 맥주를 선택하는 것이 몸과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숙취해소도 체질따라

 

소양인은 숙변제거 우선 태음인은 배를 따뜻하게


술은 자신의 주종과 주량에 맞춰 천천히 적당량을 즐겁게 마실 때 숙취를 예방하고 건강을 지킬 수 있다. 한방에서는 과음을 하면 습열, 담 같은 몸에 필요 없는 성분이 축적돼 비위나 간 등을 손상시켜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보고 있다.

술은 빨리 깨는 것이 좋은데, 숙취 해소 방법도 체질에 따라 달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예를 들어 술 마신 다음날 사우나는 추위를 많이 타고 붓는 체질이면 도움이 되지만 더위를 많이 타거나 몸이 붓지 않는 체질에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몸이 차고 소화기능이 약한 소음인은 술을 마신 뒤 설사를 비롯한 소화기계통에 탈이 날 가능성이 크다. 따뜻한 미음이나 생강차, 대추차, 꿀물이나 오렌지주스 등으로 속을 푸는 게 좋다. 땀을 내는 것도 좋지 않은 체질이므로 사우나를 피해야 한다. 태음인은 적당히 땀을 흘려줘야 건강해지는 체질이다. 따라서 술을 해독할 때에도 가벼운 운동이나 사우나로 땀을 빼는 것이 권장된다. 더운 성질을 갖고 있으며 술독을 풀어주는 데 효과가 있는 칡차나 오미자차를 마시면 좋다. 설사 증세가 나타날 수 있는 체질이므로 술을 마신 뒤에는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신장기능이 약하며 술을 마신 뒤 변비가 생기기 쉬운 소양인은 배변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오이, 당근 같은 채소나 감, 배 등의 과일을 섭취해 숙변을 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인·철·칼륨은 물론 비타민 시(C ) 함량이 높으며 알코올 분해 효과도 뛰어난 복분자차, 간기능을 보호하고 피로회복을 돕는 구기자차, 녹차나 녹즙도 숙취 해소에 좋다. 소변이 잘 나오면 건강하다고 보는 태양인은 소변으로 숙취가 해소된다. 술을 마신 뒤에 물이나 음료로 수분을 보충해주면 좋다. 오장육부, 특히 간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모과차와 오가피차가 도움이 된다. 심재종 원장은 “체질과 상관없이 귓불 표면 중앙에 해당하는 이환혈이나 엄지 아랫부분의 볼록한 곳인 어제혈을 볼펜이나 이쑤시개로 자극하거나 손가락으로 꼭꼭 눌러주면 술을 깨는 효과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겨레 10. 9.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