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요리에 레드 와인? 궁합 안 맞는 이유 있었네
와인과 음식에도 궁합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요리나 와인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상식으로 통한다. 가장 대표적인 불문율은 붉은 색 고기 요리에는 레드 와인, 흰살 생선 요리에는 화이트 와인을 곁들이면 좋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요리 전문가나 미식가들이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와인과 음식 궁합의 가설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흰살 생선 요리에 레드 와인을 곁들여 마시면 레드 와인 속의 성분이 철분으로 바뀌어 불쾌한 생선 비린내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와인 제조업체 메르시안의 연구소 다무라 다카유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농업식품화학 저널’(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 최근호에 발표한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미식가들을 대상으로 가리비 조개 요리와 함께 프랑스, 이탈리아, 칠레, 호주, 일본, 스페인, 미국, 아르헨티나, 헝가리, 뉴질랜드, 남아공 등지에서 만든 38종의 레드와인, 26종의 화이트 와인을 곁들여 마시게 했다. 와인에 들어 있는 성분과 시음 소감을 분석한 결과 생선 요리에 레드 와인을 곁들여 마셨을 때 생기는 비린내는 레드 와인에 많이 들어 있는 철분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레드 와인에 들어 있는 철분이 가리비 조개의 비린내를 더 강화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철분은 화이트 와인에 비해 레드 와인에 많이 들어 있다.
연구팀은 레드 와인 가운데서도 철분 함유량이 낮은 경우는 생선 요리에 곁들여 마셔도 좋다고 덧붙였다. (2009.11.11 중앙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