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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00년후 아열대로

가끔씨 2009. 1. 13. 09:21

한국, 100년후 아열대로 (산림과학원 분석 )
"지금보다 4度 상승… 소나무 줄고 졸참나무 번성"

 

지난 100년간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섭씨 1.5도 상승했으며, 향후 100년 후에는 추가로 4도 더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모두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소나무 대신 더위에 강한 졸참나무가 한반도를 대표하는 나무가 될 전망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임종환 박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14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대응 연구 범부처 합동 워크숍'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임 박사팀은 과거 관측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한 세기 동안 한반도의 연평균 온도가 1.5도 상승했다고 밝혔다. 한국 주요 7대 도시 기준으로 섭씨 12도에서 13.5도로 상승했다는 것이다. 또 IPCC(기후변화에 대한 유엔 보고서)의 예측 자료를 토대로 컴퓨터 모의 실험을 한 결과, 2100년이면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이 현재보다 4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200년 만에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이 5.5도나 오르는 셈이다. 현재 평양과 제주도의 연평균 온도 차이가 5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반도 전역이 급격한 기후 변화를 겪고 있는 것이다. 기상청 윤원태 박사는 "전문가들은 아열대 기후에 진입한 제주도가 100년 후에는 본격적인 아열대 지역으로 변할 것으로 본다"며 "사실상 우리나라 산악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아열대 기후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도 상승에 따라 식물의 서식 분포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나무 가운데 소나무는 2090년이면 한반도 대표 나무 자리를 내놓게 된다. 임종환 박사는 "소나무의 수명이 수백 년이기 때문에 지금의 소나무가 살아남아 22세기에도 남한에서 소나무를 볼 수는 있다"며 "하지만 온도 상승으로 새로운 소나무가 자라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소나무 번식의 최적 조건을 갖춘 지역을 나타내는 '최적 생육번식 지역'이 100년 후 한국에서는 설악산 인근 외에는 없다. 설악산은 산악 지형의 특성상 다른 지역보다 온도가 낮기 때문에 앞으로도 최적 생육번식 지역을 유지할 전망이다. 소나무 외에도 잣나무, 신갈나무, 굴참나무 역시 쇠퇴할 것으로 예측됐다. 대신 따뜻한 기후에도 강한 졸참나무, 서어나무 등이 한반도의 대표 나무 자리를 꿰찰 전망이다.


꽃피는 시기도 앞당겨지고 있다. 연구팀이 서울 홍릉수목원의 개화(開花) 시기를 1966년부터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당시보다 10일 정도 앞당겨졌다. 임 박사는 "22세기가 되면 새로운 식물, 곤충이 한반도에 번성하는 상전벽해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기후변화에 맞는 종자 개발, 산림관리 기술 개발 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2009. 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