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조용한 재앙] 따뜻한 겨울…난대림 북상 등 식생 변화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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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겨울, 난대림 북상=온대성 식물인 낙엽활엽수는 봄에는 잎이 나지 않기 때문에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3월말 두륜산엔 잔가지만 무성했다고 한다. 그러나 따뜻한 겨울이 계속되면서 난대림이 온대림의 낙엽활엽수 자리를 파고 들었다. 두륜산은 이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난대림은 산 정상을 향해 수직적으로만 올라가는 게 아니다. 동백나무, 붉가시나무, 생달나무 등의 난대성 식물의 군락지는 전남 해남 진도 완도에 그치지 않고, 인근 목포 강진 보성 여수 순천 광양과 경남 진주 마산, 부산 등 남해안을 거쳐 울산까지 해안선을 타고 올라왔다.
심지어 내륙의 광주 시내 아파트에서도 붉가시나무가 여럿 눈에 띄었다. 그러나 산림과학원 신준환 산림환경부장은 “서울 홍릉수목원에도 동백· 종가시·가시나무 등 3그루가 7년째 살고 있지만, 도심이나 섬지역에 몇그루씩 산다고 활착(活着)했다고 보기는 아직 어렵다”고 말했다. 산림과학원 난대림연구소 김찬수 박사는 “가장 추운 달의 평균기온이 식물 분포를 결정한다”면서 “연평균 기온 16도 이상이 난대림 활착의 조건인데 거제도와 완도 정도가 완연한 난대림 지대”라고 말했다.
혼효림 감소, 낙엽활엽수 북상=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71년부터 2100년까지의 미래를 현재(1977∼2006년)와 비교한 결과 잠재식생분포는 현재보다 난대성 상록활엽수가 크게 증가하고, 혼효림이 감소하는 대신 낙엽활엽수가 다소 북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유면적이 상록침엽수림은 약 23%, 혼효림은 약 31% 감소하는 반면, 상록활엽수림은 약 200%, 낙엽활엽수림은 약 2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KEI의 ‘기후변화 영향평가 및 적응시사템구축Ⅲ’ 보고서에 따르면 낙엽활엽수림의 면적은 현재 4만 5626㎢(50.5%)에서 100년 후에는 5만8741㎢로 늘어 전체 산림면적의 약 65%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혼효림이 현재 3만9600㎢(43.8%)에서 2만7497㎢(30.4%)로 줄어들며, 상록침엽수립은 현재 5140㎢(5.68%)에서 미래에는 3975㎢로 감소해 약 4.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상록활엽수림은 76㎢(0.08%)에서 228㎢(0.25%)로 구성비가 3배 이상 늘어난다. 아고산지대의 구상나무를 필두로 온대성 상록침엽수림인 소나무과 수종들의 영역이 점차 줄어든다는 것이다.
왜 문제인가=난대성 수림이 수직·수평적으로 북상하면서 온대성 낙엽활엽수들은 자리를 잃고 있다. 난대림은 잎이 넓어 폭염도 잘 견디는 반면, 온대림은 상대적으로 더위에 약하다. 난대림이 온대림이나 혼효림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산림의 종다양성은 약화되는 구도다. 다만 난대림의 장점은 이산화탄소 흡수능력이 뛰어나 온실가스 감소와 열섬효과 해소에 큰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나무들이 기후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데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해진다. 정부간기후변화협의체(IPCC)에 따르면 앞으로 100년간 기후 변화 속도는 지구역사상 통상의 자연적 기온변화에 비해 100배 이상 빠를 것이라고 한다. 반면 숲은 갈수록 도시, 도로, 골프장 등으로 단절되어 가기 때문에 다양한 나무 종자가 확산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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