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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이란?

가끔씨 2008. 10. 27. 10:52

유네스코 세계유산



유네스코(UNESCO. 유엔교육문화기구) 세계유산은 각국의 여행 가이드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약방의 감초'이다. 각국을 대표하는 볼거리이자 자랑거리로 소개된다. 하지만 그 유명세에 비해 유래와 의미, 선정 과정과 대상 등은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여행의 재미와 의미를 더해주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대해 알아본다.

▲세계유산 누가 어떻게 정하나?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인류가 공동으로 보호해야 할 탁월한 문화와 자연 유산을 말한다.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위험에 처한 인류 유산의 복구와 보호활동을 통하여 파괴를 방지하고 보존하자는 목적에서 탄생했다. 1972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채택된 세계 문화와 자연 유산 보호 협약에 근거해 설립된 정부간 기구인 세계유산위원회(World Heritage Committee)가 각국이 신청한 후보 지역을 여러 단계에 걸쳐 심사한 후, 매년 여름 연례회의에서 등재 여부를 결정한다.

세계유산의 종류는 문화유산(Cultural Heriatge), 자연유산(Natural Heritage) 그리고 문화와 자연이 결합된 복합유산(Mixed Properties)으로 나뉜다. 등재 기준은 다음과 같다. 세계문화유산은 독특하거나 희귀하거나 혹은 아주 오래된 것이어야 한다. 역사적, 미학적, 고고학적, 인류학적, 사회적, 기술적, 과학적, 산업 발전의 측면에서 한 문화권을 대표하는 유적, 건축물, 장소가 이에 해당된다.

세계자연유산은 특별한 자연미와 생물학적, 지질학적 중요성을 지닌 자연현상과 지역이어야 한다. 육상, 담수, 해안 및 해양 생태계에서 생물다양성의 보전에 중요한 서식지 또는 과학적 보존과 미학적 가치를 지닌 지역 등이 포함된다.

세계유산 등재는 그 대상의 문화적, 역사적 가치가 국제적으로 공인되었음을 의미한다. 인류 전체가 공동으로 보존해 후손에게 전수해야 하는 사명을 부여받게 된다. 이에 따라 세계유산기금(World Heritage Fund)으로부터 기술적, 재정적 원조를 받아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가 이루어진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휘장을 사용할 수 있는 등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어 대부분의 경우에 관광객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가 뒤따른다. 지난해 한라산, 용암동굴, 성산일출봉 등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제주도도 외국인 관광객이 50% 이상 증가했다.


▲세계유산 로고

전 세계 유네스코 세계유산 출입구에 징표처럼 부착된 로고이다. 벨기에 출신의 미셸 올리프(Michel Olyff)가 디자인해 1978년 세계유산 로고로 채택됐다. 가운데 사각형 모양은 인간의 솜씨와 영감으로 창조된 결과물을 상징하며, 지구를 닮은 테두리 원 모양은 자연의 선사물을 나타낸다. 사각형과 원은 아래 부분에서 서로 연결돼 있는데 이는 인간과 자연이 서로 분리될 수 없는 상호 의존 관계임을 의미한다.

▲세계유산 자격도 박탈될 수 있다!

세계유산 등재는 영원불변한 것이 아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지진, 폭풍우, 화재, 기상이변 등의 자연적인 요인과 전쟁, 관광객 범람, 무분별한 개발 등으로 인한 파괴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을 지정해 특별 관리하고 있다.

현재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World Heritage in Danger List)'으로는 예루살렘의 고대도시와 성곽, 필리핀의 계단식 논, 콩고 비룽가 국립공원 등 34개가 지정돼 있다. 올 7월 연례회의에선 페루 마추픽추, 말리 팀북투, 프랑스 보르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등 4곳이 추가됐다. 특히 15세기 잉카 유적지 마추픽추는 벌채, 산사태, 무분별한 도시 개발 등으로 인해 심각한 지경에 이른 것으로 보고되었다.

세계유산위원회 연례회의는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가운데 특히 보존상 문제가 있는 세계유산에 대한 검토를 벌여 등재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 올해는 세계유산 지역 내 새로운 다리를 건설하면서 논란이 됐던 독일 드레스덴의 엘베 계곡이 집중 검토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추가 감시가 필요한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으로 분류했을 뿐 자격까지 취소되진 않았다.

세계유산위원회가 1972년 세계유산 등재를 시작한 이래 최초로 그 자격을 박탈한 것은 지난해 오만 아라비아 영양(羚羊, Oryx) 보호구역이다. 1994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곳으로 오만 당국이 영양 보호지역을 90% 축소하고 밀렵이 자행되는 등 서식지 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450마리에 달했던 영양이 65마리로 급감한 것이 이유가 되었다.


▲별별 세계유산

현재 세계유산 목록에는 뜻밖의 이름들이 몇몇 올라와 있다. 인류사에 등장한지 얼마 되지 않는 신생 건축물들이 대표적이다. 1886년 미국 독립 100주년 기념으로 프랑스가 선물한 뉴욕 리버티 섬의 '자유의 여신상(The Statue of Liberty)'은 198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또한 1973년 완공된 호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Sydney Opera House)'는 20세기 건축물 중 거의 유일하게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와이너리도 세계유산에 이름이 올라 있는데 스위스 라보(Lavaux) 지역의 포도 재배지가 그 주인공이다. 로잔과 브베 사이의 레만 호숫가를 따라 계단식으로 조성된 약 830㏊의 포도 재배지로 2007년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전쟁과 관련된 세계유산도 눈길을 끈다. 히로시마 평화 기념관(Hiroshima Peace Memorial)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히로시마 원폭 투하 현장에 세운 기념관으로 1996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전쟁의 참상과 핵무기의 잔학상을 체험할 수 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Auschwitz Concentration Camp)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100만 명 이상의 유대인을 학살한 현장으로 1979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가스실, 고문실, 군영 등이 남아 있다. 지난해 폴란드의 요청에 따라 공식명칭에 '독일'이라는 단어가 추가돼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독일 나치 수용 및 처형장소 1940-1945'이 되었다.

(자료/유네스코한국위원회, 연합뉴스 2008-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