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들/술,술,술
좋은 병, 술맛도 좋다
가끔씨
2008. 3. 4. 15:06
좋은 병, 술맛도 좋다
물건을 살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무엇인가? 기능성, 품질, 가격, 디자인 등 많은 선택의 기준 중에 어떤 요소가 소비의 욕구를 자극할까.
심리학 및 디자인 연구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도널드 노먼 교수는 “감각적인 곡선과 선명한 색감의 물건을 보면 가슴이 뛰고 갖고 싶은 욕망이 드는 것은 인간의 본능적 욕구”라고 말하기도 했다. 수천, 수만 가지의 새로운 제품이 매일 쏟아지는 현대의 소비자들에게는 제품의 전통적 가치였던 기능이나 품질보다는 이제 디자인과 브랜드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라벨, 병, 포장패키지 등 디자인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상품 중 하나가 바로 술이다.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이 아닌 즐기기 위한 술로 인식이 바뀌면서 색깔, 디자인, 라벨 등은 감성과 새로움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라벨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성공한 예로는 ‘커티삭(Cutty Sark)’을 들 수 있다. 1930년대 커티삭의 초기 디자인은 연한 크림색이었으나 인쇄상의 실수로 밝은 노란색이 칠해졌고 잘못 인쇄된 눈부신 노란색이 시각적으로 효과가 탁월해 그대로 사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날 초록색 병 색깔과 환상의 조화를 이루며 커티삭의 상징이 되었다. 위스키 라벨 중 가장 아름다운 색상이라는 평가를 받는 커티삭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디자인 측면보다는 박정희 대통령과의 만남을 위해 방한했던 존슨 대통령이 만찬 자리에서 찾던 술로 당시 국내를 뒤져 겨우 두 병을 구하게 됐다는 일화로 더욱 유명해지기도 했다.
로얄 살루트 21년산은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에서 발사된 21발의 예포를 상징하여 네이밍을 로얄 살루트(Royal Salute:왕의 예포)로 명명하였고, 기존 스카치 위스키와 달리 일반 유리병이 아닌 19세기 초엽의 전통적인 형태의 문양을 수공으로 새겨넣은 도자기병에 넣어 출시됐다. 이 도자기병은 고급스러우면서 전통의 느낌을 그대로 담고 있어 로얄 살루트 21년산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디자인을 통해 유명해진 술로는 앱솔루트 보드카도 빼놓을 수 없다. 보드카는 사실 별 다를 게 없는 술이나 앱솔루트 보드카는 순수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투명하면서 현대적 곡선 라인이 돋보이는 병에 담아 무색, 무취의 제품 특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초기에는 이 병 디자인이 큰 호응을 얻지 못 했지만 광고전략과 맞물리면서 ‘아트 보틀(Art Bottle)’로 자리를 굳혔다.
지난해 11월 하이스코트에서 출시한 킹덤 위스키도 감각적이면서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눈길을 끄며 위스키 시장의 변화된 디자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왕이 머리에 왕관(캡)을 쓰고 어깨에 망토를 걸친 형상을 기본 디자인으로 부드럽게 곡선미를 강조했고, 연산별로 라벨 컬러와 곡선 등에 차별화를 둬 중후한 이미지를 풍기고 있다. 12년산에는 남작(Lord), 17년산에는 백작(Count) 그리고 21년산에는 공작(Duke) 등 연산별로 작위를 별칭으로 부여한 점도 이채롭다. 특히 킹덤 위스키의 경우 리처드 헤네시나 레미마틴 같은 코냑 병처럼 부드러운 곡선을 강조해 기존의 단조로운 스카치 위스키 병의 전형을 탈피했다.
이 밖에 셰리 오크통을 닮은 크리스털 디캔터에 술을 담은 매캘란 라리크, 증류기 모양을 본떠 만든 독특한 병 모양이 인상적인 그랑 마르니에, 묵직하면서 향수병 모양의 디자인을 한 듀어스 시그너처 등도 보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적은 투자 비용으로 엄청난 효과를 산출할 수 있는 것이 디자인의 힘이다. 디자인으로 창조된 가치는 브랜드와 기업의 운명을 바꾸기도 한다. 새로운 디자인 파워를 가진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해 인간의 본능적 욕구를 계속 자극시켜 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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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및 디자인 연구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도널드 노먼 교수는 “감각적인 곡선과 선명한 색감의 물건을 보면 가슴이 뛰고 갖고 싶은 욕망이 드는 것은 인간의 본능적 욕구”라고 말하기도 했다. 수천, 수만 가지의 새로운 제품이 매일 쏟아지는 현대의 소비자들에게는 제품의 전통적 가치였던 기능이나 품질보다는 이제 디자인과 브랜드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라벨, 병, 포장패키지 등 디자인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상품 중 하나가 바로 술이다.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이 아닌 즐기기 위한 술로 인식이 바뀌면서 색깔, 디자인, 라벨 등은 감성과 새로움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라벨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성공한 예로는 ‘커티삭(Cutty Sark)’을 들 수 있다. 1930년대 커티삭의 초기 디자인은 연한 크림색이었으나 인쇄상의 실수로 밝은 노란색이 칠해졌고 잘못 인쇄된 눈부신 노란색이 시각적으로 효과가 탁월해 그대로 사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날 초록색 병 색깔과 환상의 조화를 이루며 커티삭의 상징이 되었다. 위스키 라벨 중 가장 아름다운 색상이라는 평가를 받는 커티삭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디자인 측면보다는 박정희 대통령과의 만남을 위해 방한했던 존슨 대통령이 만찬 자리에서 찾던 술로 당시 국내를 뒤져 겨우 두 병을 구하게 됐다는 일화로 더욱 유명해지기도 했다.
로얄 살루트 21년산은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에서 발사된 21발의 예포를 상징하여 네이밍을 로얄 살루트(Royal Salute:왕의 예포)로 명명하였고, 기존 스카치 위스키와 달리 일반 유리병이 아닌 19세기 초엽의 전통적인 형태의 문양을 수공으로 새겨넣은 도자기병에 넣어 출시됐다. 이 도자기병은 고급스러우면서 전통의 느낌을 그대로 담고 있어 로얄 살루트 21년산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디자인을 통해 유명해진 술로는 앱솔루트 보드카도 빼놓을 수 없다. 보드카는 사실 별 다를 게 없는 술이나 앱솔루트 보드카는 순수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투명하면서 현대적 곡선 라인이 돋보이는 병에 담아 무색, 무취의 제품 특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초기에는 이 병 디자인이 큰 호응을 얻지 못 했지만 광고전략과 맞물리면서 ‘아트 보틀(Art Bottle)’로 자리를 굳혔다.
지난해 11월 하이스코트에서 출시한 킹덤 위스키도 감각적이면서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눈길을 끄며 위스키 시장의 변화된 디자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왕이 머리에 왕관(캡)을 쓰고 어깨에 망토를 걸친 형상을 기본 디자인으로 부드럽게 곡선미를 강조했고, 연산별로 라벨 컬러와 곡선 등에 차별화를 둬 중후한 이미지를 풍기고 있다. 12년산에는 남작(Lord), 17년산에는 백작(Count) 그리고 21년산에는 공작(Duke) 등 연산별로 작위를 별칭으로 부여한 점도 이채롭다. 특히 킹덤 위스키의 경우 리처드 헤네시나 레미마틴 같은 코냑 병처럼 부드러운 곡선을 강조해 기존의 단조로운 스카치 위스키 병의 전형을 탈피했다.
이 밖에 셰리 오크통을 닮은 크리스털 디캔터에 술을 담은 매캘란 라리크, 증류기 모양을 본떠 만든 독특한 병 모양이 인상적인 그랑 마르니에, 묵직하면서 향수병 모양의 디자인을 한 듀어스 시그너처 등도 보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적은 투자 비용으로 엄청난 효과를 산출할 수 있는 것이 디자인의 힘이다. 디자인으로 창조된 가치는 브랜드와 기업의 운명을 바꾸기도 한다. 새로운 디자인 파워를 가진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해 인간의 본능적 욕구를 계속 자극시켜 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